나의 이야기(市 능선)

힘내라 친구야

능선 정동윤 2019. 5. 18. 11:26

힘내라 친구야

 

 

나그네는

세찬 바람에 넘어져

낯선 땅

좁은 방에 길게 누웠다

활동사진처럼

스쳐가는 장면들

지난 몇 년 만은

까맣게 잊고 싶었다

 

나그네는

한 덩어리의 먹음직한

살코기

여기저기서 침을 삼켰고

이 땅 저 땅의

수많은 포식자들

발톱 세우며 덤벼들어

알뜰히 발라먹었다

 

나그네는

찬바람 부는 어느 날

어느새

빈 껍질만 남아

속이 다 녹아 버린

슬픈 몸뚱어리

몸서리치며

아침놀 다시 바라본다

 

힘 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