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용문사 은행나무
능선 정동윤
2019. 5. 18. 11:28
용문사 은행나무
향기로운 꽃이나
달콤한 열매가 없으니
우아한 나비도
섬세한 꿀벌도 찾지 않는다
벌 나비 나타나기 전
중생대의 사랑은 지금도
바람 타고 날아다닌다.
그런 세월
천 년이 흐르고
만 년이 흐르고
2억 5천만 년이 쌓여
때론 행단을 만들고
야단법석 떨어도
공허한 소음 밀어내듯
품격의 은행나무는
고요히 뿌리내린다.
늘 고요한 자세
그 꼿꼿한 정신이
화석처럼 살아남아
억겁의 햇살을 붙들고
텁텁한 공기를 삼키지만
하루살이의 몰입처럼
귀하게 하루를 저장한다.
나이 들어도
열매가 줄지 않는
나무는 늙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