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가을비 산책
능선 정동윤
2019. 5. 18. 12:25
가을비 산책
그대 집에만 있을 텐가
숲으로 가세
숲엔 단풍비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네
산길에도
산기슭에도
장마처럼 내리는
단풍의 홍수
노랗게 빛나고
붉게 물들고
갈색으로 바꾼 나뭇잎
말갛게 씻겨 넘친다네.
그대 몸이 근질근질 않는가
숲으로 가세
잎의 마지막 불꽃
조용히 지켜보세
나뭇잎의 떨켜
남은 소임은
모두 탈 없이
지상으로 보내는 일
단풍은 내려
호수처럼 고이고
낙엽은 다시 뭉쳐
흙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