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안산, 폭음경보 해제

능선 정동윤 2019. 5. 18. 14:24

안산, 폭염경보 해제

 

근 한 달 만에

수도꼭지에서 냉수가 나와

가마솥 열기를 씻어내자

아이들이 숲에서

한나절 신나게 놀다 갔다

 

현관과 창문만 열면

에어컨이 필요 없다 든

죽단화 한 송이가

바람길 트인 길섶에

철 지난 꽃을 피웠다

 

건너편 인왕은

파란 하늘 잔뜩 지고

솜사탕보다 가볍다며

이글이글 폭염을

무악재로 굴려보냈다

 

이 무더위에도

도토리 거위벌레는

도토리에 알을 슬고

그 가지를 썰어

지상으로 내려보냈고.

 

벼랑으로 밀린 여름

마른 끈으로 묶으려 해도

발성기 멈춘 말매미처럼

깊은 침묵에 휩싸여

가을 앞에 뚝 떨어지리라

 

팔월 보내고

햇살 누그러진 구월엔

수성동 계곡 지나

북악으로 길상사로

다시 길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