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존중
능선 정동윤
2019. 5. 18. 14:25
존중
무더운 여름밤
꽤 큰 사마귀 한 마리
무당거미 거미줄에 걸렸다.
기다림의 사냥꾼
기회가 오면 단 한 번에
먹이를 채던 사마귀가
가는 거미줄 끊고
금방 탈출할 기세로
앞다리를 허공으로 휘젓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맘씨 고운 한 사람의
구해주려는 손짓 표시에,
여럿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한 사람 나지막하게
왜 거미편은 없는 거냐고.
모두 조용히
그 자리 빠져나왔다
자연의 질서에 맡기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