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8. 14:27

피서

 

 

해발 600m

강원도 홍천 내리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내 친구의 두 번째 집

우리들 10년 넘게

천렵하며 더위 식히는 마을

 

친구들과

골똘히 하는 일은

개울가에 나가 멱 감고

그물치고 민물고기를 거두는 일

낮에 어항을 놓고 솔숲에 누워

낮잠 자며 더워 피하는 마을

 

해발 600m 한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잠들 수 있는 마을

마당에 물 뿌리고

정자에 앉아 수박 썰고,

저녁엔 걸쭉한 어죽

매운탕 만들어 두런두런

밤 늦도록 이야기 나누는 집

 

올해는 하도 더워

선풍기 한 대 갖다 놓았다

고랭지 채소와 옥수수 농사

외국인 근로자가 더 많은

우리네 단골 피서지

아카시나무가 회화나무처럼

우직하게 잘 자란 마을

 

올해도 어김없어

더위 피해 다녀온

해발 600m 그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