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8. 14:28

욕심

 

 

삼복에 노인이

검정 비닐봉투에

폐업한 식당에서 모아둔 빈 술병을

차곡차곡 담고 있습니다

꽤 큰 봉투의 입구가

닫히지 않을 만큼

빈 술병 가득 채웠습니다

몇 병 남은 것은 손가락에 끼워

일어섰습니다

손가락에 끼워진 병이 미끈

빠질 뻔했습니다

그 병을 잡으려다 휘청하는 바람에

비닐봉지 끈이 떨어지고

와르르 병이 쏟아져

대부분 깨지고 말았습니다.

 

너무 더운 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