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유월의 숲에서
능선 정동윤
2019. 5. 19. 15:04
유월의 숲에서
늘 엄마의 손을 놓지 않고
아빠의 울타리 안에서만 놀던
여섯 살 송이는
유월의 숲속에서
처음으로 엄마 아빠의 손을 놓고
숲 선생님의 손은 잡았습니다.
아침에 첨 만났을 때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고
뭘 시켜도 반응하지 않았고
여럿이 놀 때는
멀찍이 혼자 놀던 송이가
숲 여행이 끝날 무렵엔
숲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고
동생의 이름도 알려주고
헤어질 때는 좋았다며 눈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숙이기는 했습니다.
유월의 숲속에서
누구보다 즐거웠던 사람은
유월의 숲에 함께 온
송이 엄마 아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