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빗소리 타고 숲으로
능선 정동윤
2019. 5. 19. 16:29
빗소리 타고 숲으로
비가 와도 아이는
젖지 않는다.
아빠의 걱정 우산이
엄마의 사랑 비옷이
선생님의 배려 장화로
꼼꼼히 방수하여
빗방울은 굴러떨어지고
빗소리만 스며든다.
고요한 숲으로
조심스레 들어가면
아빠의 걱정도
엄마의 사랑도
선생님의 배려도
풀잎 아래 모두 녹아
아이의 눈빛은
더 반짝거린다.
수로에 뭉쳐있는
젖은 낙엽더미도
오솔길 옆에
웃자란 국수나무도
아이들 발자국 소리에
숲이 환해진다
빗소리 타고
아이도 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