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제비꽃 반지

능선 정동윤 2019. 5. 19. 16:57

제비꽃 반지

 

 

봄의 안산

초등 육 학년 남자아이 열세 명

지천으로 피어난

제비꽃밭 앞에 앉았지요.

 

보랏빛 제비꽃 한 송이로

작은 반지 하나 만들자

열 명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는데

셋은 영 시큰둥했어요.

 

제비꽃 반지를 끼운 아이는

여자 친구가 없다며 아쉬워했고

한 아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로

프러포즈하겠다며 큰소리쳤어요.

 

직접 만들어 보라는 얘기에

옹기종기 쪼그려 앉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할

반지 만들기에 빠졌답니다.

 

시큰둥한 세 녀석도

다이아몬드 녀석도

저만큼 떨어져

제비꽃 반지에 코를 박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