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9. 21:28

제비처럼

 

한강 유람선이

강물을 꽁꽁 묶어놓고

꼿꼿이 앉아

먼 남산 바라본다.

 

강 풀리면 온다고

영춘화 필 무렵에,

그러나 아직은

온통 찬바람 부는 소리

 

강가의 원앙 한 쌍

둥둥 한가로운 수다에

북쪽으로 가는 일은

먼 나중 이야기

 

내 젖은 눈길에

쩡쩡 울음 토하는

두꺼운 얼음의

하얗고 긴 여운,

 

오늘도 다리에 서서

새하얀 강물 내려다보며

언제쯤 흔들릴까?

저 유람선은,

 

아, 삼월 삼짇날

그대 제비처럼

봄 햇살 가득 안고 올 때,

 

어제도 오늘도

기다리다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