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20. 19:56

펌핑 아웃

 

 

어젯밤 꿈에

암벽을 올랐다

안전을 확보한 자일을 믿지만

아직 정상은 멀다

기를 쓰고 손을 뻗어도

손끝은 더

힘을 모으지 못하고

피 속의 마지막 산소 한 톨

사그라들자

툭!

바위를 놓아버렸다.

대롱대롱

자일에 매달린 채

한 친구의 죽음을 생각했다

은퇴한 부부 모두

노후 연금을 확보하고

안락한 생활 펼치며

술 한 잔 마시고 자다가

컥!

삶을 놓아버린 친구

눈물겹도록 슬펐지만

참 홀가분한 죽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