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옛 향기 따라 걷기

능선 정동윤 2019. 5. 20. 19:58

옛 향기 따라 걷기

 

 

가난한 선비들이 많이 살았던

남산골 근처 후암동에서

걷기 시작하여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으로,

인왕산 호랑이 별명을 가진

김종서 장군의 집터였던

서대문 농협 본점 앞을 지나

투쟁과 투옥의 상징인

서대문 형무소가 있었던

독립문 공원에 닿았습니다

 

간밤에 내린 눈비로

한결 상큼하진 공기를 맡으며

인왕산 선바위로 올랐고

인근의 모자바위까지 가 본 뒤에

한양도성 길로 진입하니

봄날 같은 날씨의 범바위 지나

중종을 향한 7일간의 왕비

폐비 신씨의 애틋한 사랑,

옛 도성이 한 눈에 보이는

치마바위 정상에서

점심을 챙겨 먹었습니다.

 

눈 덮인 겨울,

그 몽롱한 냄새 맡아보려고

일부로 바람 센 기차바위에 가서

겨울다운 설경을 골고루 담고

다시 성곽길로 돌아와

수성동 계곡으로 진입하였습니다

 

겸재 정선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물소리가 맑은 수성동,

아직 가을도 머물고 있어 포근했으며

기린교 앞에서 한참 서성이다가

조선의 마음이라는 까치밥,

까치가 식사하는 감나무 바라보며

요즘 방문객이 많아진

통인시장을 관통하여 나왔습니다.

 

광화문 앞 육조거리를 종종 걸어서

경운궁으로 부르고픈 덕수궁 지나

화재의 아픔을 간직한 국보 1호

숭례문을 지나니 집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