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

능선 정동윤 2019. 5. 20. 19:59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

 

 

한밤중에

친구의 아들이 보낸

부고를 받았습니다

 

곧장 친구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그 아들이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주무시는 중에

소천하셨다고.

 

얼마나 겁이 나느냐

얼마나 걱정되느냐 토닥거리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내의 교원 연금

자신의 공무원 연금

우리는 연금 재벌이라 놀리며

술 사라고 떼를 썼었는데. . .

 

무뚝뚝하고 근엄한 표정에도

손주 이야기만 나오면

늘 미소가 강처럼 흘렀었는데. . .

 

이제 누가 밥 먹자고 불러줄까

지하철 어느 역으로

모이라고 연락해줄까

 

늦으면 늦으려니

못 오면 못 오려니 여기고

다음번에는

꼭 연락해주며 기다려 주었는데. . .

 

먼저 훌쩍 가버리는구나

일찍 가서 우리가 올 자리

따뜻하게 만들어 놓으려고

서둘러 갔나.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보름 전의 마지막 통화에서

친구들이 오래 살려고

이젠 술도 별로 안 마신다며

변했다고 투덜거리지 않았나

 

잘 가거라

이런 인사할 줄 몰랐다

황금의 노후를 보낼 줄 알았는데

아쉽고 아쉽다.

 

아직도 마음 한 쪽이

삽으로 파버린 듯 허전하다

지난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그 가운데 자네가 보인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야.

내 오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