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비 오는 날의 오후
능선 정동윤
2019. 5. 23. 06:40
비 오는 날의 오후
요즘 안경을 끼면
오랫동안 책을 읽어도
눈이 불편하지 않아 좋다.
모임을 많이 줄였지만
허전하거나 외롭다기보다
가벼워진 기분이다.
아직도 못다 한 일
조금씩 준비하고
꾸준히 걸으며
숲을 응시하노라면
게으름 피울시간이 없다.
노을은 길지 않기에
불필요한 것은 줄이고
필수품만 담아도
꽤 무거워진 나의 배낭
내 삶의 재고는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모두 소진하고픈 생각,
비 오는 날의 오후가
산문처럼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