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23. 14:31

장마 끝에

 

파란 하늘

흰 구름 흩어지는 아침

어제 저녁의 질문이

커피 향기를 타고

둥글게 다시 피어나네요

 

"당신은 흔들리지 않나요?"

 

저는 바람처럼

늘 흔들리고 있답니다

폭발적인 웃음 뒤에도

서둘러 버스를 타는 뒷모습에도

이따금 보이는 무심한 그림자에도

휘청거리고, 비틀거리고

주저앉고 싶은 아픔이

담벼락 벽보처럼 붙어있답니다

 

지구의 그 빠른 공전과 자전에도

넘어지지 않는 것은

당신이 당기는 그 힘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