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손녀와 로션

능선 정동윤 2019. 5. 23. 14:36

손녀와 로션

 

 

저녁 먹고 잠시

딴 볼일 보느라 휴대폰을

탁자 위에 놓아두었다.

 

장난꾸러기 세 살 손녀가

목욕을 마치고 와서

휴대폰에 로션을 잔뜩 묻혀놓았다.

 

아이코, 또 한 건 했구나

휴지를 꺼내

휴대폰을 골고루 닦았다.

 

어럽쇼!

휴대폰 화면의 손가락 스친 자국들이

말끔히 지워졌다.

 

늘 비 내리듯 흐릿했던 창문이

손녀의 귀여운 장난으로

티 없이 맑은 보석처럼 변하다니,

 

고맙다, 찬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