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23. 14:43

손녀 신발

 

큰 배만

들락거리던 항구에

아주 작은 배가 닻을 내렸다.

 

태풍과 망망대해 돌아

지쳐서 돌아온

후줄근한 신발들 틈으로

 

앙증맞게 작은 신발이

부두의 가운데로 들어서면

현관은 대낮처럼 밝아진다

 

모처럼 찾아온

손녀 신발

오징어 집어등처럼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