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23. 14:48

황산

 

늘 젖어 있거나

아니면

구름에 싸인 봉우리

가끔 밝은 햇살이

촉촉한 나무의

긴 가지에 앉아

하얀 구름 모으면

신비로운 풍경이 된다

 

태초엔

밤이 되어도

불이 켜지지 않는

깊은 바닷속,

거대한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에

꼿꼿한 대나무 숲

고고한 소나무

비경의 산이 되었다

 

젖어 있어도

우울하지 않은 산

그 산이 그리울 땐

함께 등정한

친구들 불러

술 한 잔 나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