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2일째
황산 2일째
황산의 5대 절경은
괴송, 괴암, 운해, 온천,
그리고 동설이라는데
일주일째 오던 열대의 비가
오늘 아침엔 꼬리를 감추었다.
모처럼 비가 멈춘 날씨라
서둘러 산에 오르고 싶었지만
라텍스와 게르마늄 상점 방문이
연달아 잡혀 있어 난감하였다.
황산풍경구로 가는 차길 옆엔
온통 대나무 천지였다.
대나무에 2중의 매듭이
보이지 않아 왕대가 아닌
맹종죽이라 생각되었고
비취계곡에 들어서니
맑고 투명한 옥색의 물빛이
깊고 얕은 곳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보여주었다.
낮은 산비탈의 대나무숲이
맑은 물소리와 댓잎 흔드는
바람 소리가 뒤섞여
비 온 뒤의 눅눅함 속에서도
청량한 공기를 뿜어 주었으며
한자'애'자가 붉은 글씨로 적힌
애자석까지 다녀와서는
황산으로. . .
황산에도 역시
산 아래는 맹종죽이
산 위에는 황산소나무가
고고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물이 풍부한 탓인지
소나무 껍질이 갈라지지도 않고
잣나무처럼 벗겨진다.
태평케이블카로
송곡암,단하역으로 등정하여
숨은 비경을 찾아 보았고
다시 걸어서
서해대협곡까지 이동하며
비장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니
황산의 깨끗한 공기가
오염에 찌던 폐를 정화시켰 주었고
모노레일의 3개 층에 나누어 타고
황산에서 두 번째 높은
'광명정'에 올라
운해에 쌓인 풍경을 감상하고,
거대한 돌이 하늘에서 떨어져
그대로 박힌 '비래석'을 찾아가서는
직접 손으로 쓰다듬으며
기념 사진도 찍었다.
숭엄하고 경이로운 바위 숲은
고목같은 바위가 즐비하여
살아있는 바위 나무로 보였다.
황산의 봉우리는 지혜롭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서해호텔,단결송을 거쳐 숙소인
북해호텔에 도착하였다.
오전의 상점 일정으로
불만 가득했던 기분도
비 그친 고마운 황산을 돌아보니
어느새 기분은 구름 위로 솟구쳤다.
이렇게 많은 대나무 밀림과
이렇게 멋지게 자란 황산 소나무와
이렇게 아름다운 운해와 기암을
그렇게 비가 많다는 이곳에서
비 한 방울 적시지 않고
넘치도록 볼 수 있다니 고마웠다.
내일 아침 일출까지 볼 수 있는
최상의 황산 여행을 기대하며
호텔 방에서 간단히 술과 담화를
나누다 흩어졌다.
해를 볼 확룰 20%,
그래도 사자봉으로 일출보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