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23. 14:51

황산 1일째

 

북한산의 800번째 등산 이후

국내의 여러 '악'자가 붙은 산을

골라 다녀왔고 눈을 돌려

중국의 황산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오나라 50년

남송 시대 170년의 도읍지,

하늘엔 천당

하늘 아래엔 소주와 항주가 있다는

소주에서 태어나

항주에서 사는 것이 최고라는 뜻

 

항주 서쪽에는 월나라 미인

침어 서시가 살았다.

서시가 세수하러 물가로 가면

물속의 고기들이 그 미모에 놀라

쳐다보다 헤엄치는 걸 잊고

물 아래로 가라앉아 버릴 정도라니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로 서시를 보냈고

오왕은 서시의 미모와 향락에 빠져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소동파가 5년을 살고는

항주 사람이 되었다고 자부한

항주는 일 년 중 200일은 비가 오고

황산은 300일 동안 비가 온다는

우스개처럼

빨래도 마르는데 일주일 걸린다고.

 

지독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한반도와는 달리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넉넉하니 땅도 기름지고

나무와 풀도 무성하니

산천초목이 풍성하고 넉넉해 보였다.

 

부자 '호설암' 이야기나

원숭이가 즐겨 먹는 나뭇잎을 보고

'모봉차'를 만든 사연도 듣고

유, 불, 도교의 문화를 전시하는

동방문화원을 둘러본 뒤

비 내리는 청대의 밤 거리를

거닐어 보기도 하면서

버스로 3시간 황산에 닿았다.

 

항주시를 가로 지르는 전당강

608km는 황해 아래 동중국해로

빠져 나가는데 곳곳에 산재한

아열대 지방의 문화는

2시간 비행 거리만큼 달랐으며

안전,배탈,도난,여권을 주의하고

잘 챙기라는 얘기를 들으며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호텔 방에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