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충주 월악산
능선 정동윤
2019. 5. 23. 15:12
충주 월악산
오늘은 악산 순례의 마지막 일정
운악, 삼악, 백악 두 곳, 화악 두 곳,
두악, 감악 세 곳, 관악, 치악, 황악,
모악을 순례하였고
끝으로 충주 월악을 찾아왔지요
설악이야 자주 간 곳이라 빼고
개성 송악은 나중으로 미뤄둔 채,
충주호를 돌아
보덕암 가는 길을 시작으로
하봉, 중봉, 영봉을 넘고
송계리 삼거리 지나
험한 길 마애불 있는 곳을 거쳐
덕주사 앞으로 내려오니
7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답니다.
산길 곳곳 연분홍 철쭉꽃은
어쩌자고 가는 길 내내
그렇게 흩뿌려 주는지,
교목처럼 큰 키에서 뚝뚝
통채로 떨어진 꽃송이가
얼마나 처연하도록 고마운지,
굽이굽이 봉우리 능선의 바람은
모자를 더욱 여미게 하고
방울방울 맺히는 이마의 땀
시원스레 씻어 주었으니
바람의 힘으로 영봉에 올랐지요.
영험스런 바윗봉우리,
영봉에 달이 걸린다고
월악이라 했던가요?
송계삼거리서 마애불 가는
가파른 길에서
드디어 우르르 쾅쾅
순례의 마지막 축하 선물처럼
굵은 빗방울 새차게 내렸지요.
아,누가 이 산을 오자고 하셨나요?
희로애락 뒤섞인 부인들의 물음에
깊은 숲과 아름다운 풍경,
올라도 올라도 이어지는 계단,
두 번 다시 오기 어려운 나이,
친구와 부부가 함께 웃으며
즐기는 산행이지요.
아,그래서 이 산을 오자고 했군요!
덕주사 뜰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수원의 큰 갈빗집에서
악산 순례의 명분은 내렸지만
돌아보면 참 고마운 여행이었지요.
우린 변함없이 북한산을 오르고
또 좋은 산을 찾아 다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