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노간주 나무

능선 정동윤 2019. 5. 25. 09:52

노간주나무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크기를, 높이를

욕심부리지 않는다.

 

열매 맺느라

힘을 쓰는

사과나무나 배나무를 피해

멀리 양지바른 산비탈

메마른 땅에 뿌리 내린다.

 

도낏자루 소코뚜레 필요하면

한 가지 넉넉히 내어주고

삶의 정유가 온몸에 배어

마지막 가는 길

아궁이에서 맘껏 소리 지르는 외에

일생 스스로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숲속의 은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