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둘레길 걸으며 2
능선 정동윤
2019. 5. 25. 10:06
둘레길 걸으며(2)
낯선 사람들과
겨울 숲을 걸었다
길 위에서 만나
하루 치의 걷기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우린 또 길을 찾아
이젠 조금 더 익숙한 얼굴로
반갑게 걸을 것이다.
우리가 걷는 길섶에는
작은 문학이 피어나고
유장한 역사가 흘러가고
수목의 비밀마저 엿볼 수 있어
숲 속에서의 하루는
인문의 향기가 넘칠 것이다.
옅은 피곤이 묻어나는
배낭을 내리고
어느 식당에 마주 앉아
지친 다리 위로하며
고맙다고 서로 잔 채워주니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딱딱한 삶의 각질이
또 한 꺼풀 벗겨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