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신이시여, 구해주소서

능선 정동윤 2020. 11. 25. 16:48

신이시여, 구해주소서

"신은 농촌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신이 졌다"라고 한
이 말은 바뀌어야 한다.

삶을 예찬하기엔
도시는 너무 추워졌다
바람은 산기슭에서 불어오지만
추위는 차별에서 더 추워진다.

평범하게 살기가
더욱 어려워진 도시에서
내 집이 없는 삶이
배 아픈 삶으로 이끌고 간다

우물쭈물하다가
무료급식소 대열에 줄을 서고
얼굴이 점점 두꺼워지고
온몸에 억센 털이 생길 것 같다.

마녀 키르케를 찾아 간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이
달콤한 요정의 유혹에 빠져
모두 돼지가 되어버린 것처럼.

오, 신이시여
북악 아래 수상한 마법에서
우리의 집을 찾게 해주소서
마법의 취기에서 구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