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계절은 쉴 틈이 없다/정동윤
능선 정동윤
2021. 4. 14. 10:07
꽃샘 추워에도 올 것은 온다
자줏빛 제비꽃이 오고
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하얀 춘매도 춘분에 왔다 갔다
겨우내 칙칙하던 산기슭이
한결 산뜻해졌다.
집값이 치솟고
물가가 떠들썩해도
봄은 꽃 피워 산색을 바꿀 때
벚나무의 바쁜 행사가 끝나니
가을의 주인공 단풍나무는
숨은 꽃 틔우느라 분주하다.
친구야, 힘들어도 자주 만나자
봄길 함께 걸으며
길지 않은 남은 세월
위로하며 어려움 나눠야지,
봄이 왔다는 건
머지않아 가을도 온다는 거야.
숲에선 둘이 걸어도
넷이 걸어도 방해받지 않아
벚꽃이 지고
뒤따라 꽃자루도 지니
양지바른 길가엔
꽃마리 노랗게 피어오르는구나
낙화에 슬퍼할 겨를도
꽃 사진 추억할 틈도 없이
하얀 냉이꽃 톡톡 피어나고
피고 지고 또 피는
우리의 오랜 인연도
쉬 끊어지지 않는 흐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