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빗속의 기다림/정동윤

능선 정동윤 2021. 4. 17. 12:11




빗속의 기다림/정동윤

인왕산 유아숲에
들어온 지 두 달
초록 벽에 갇혀버렸다.
가는 봄비에
아이들 발걸음 끊어지니
해맑은 목소리 대신
올해 태어난
어린 까치들 목청 드높다.

무채색 산기슭의
단풍나무 숲 잎새들
날개 펼치며 일렁이니
즐겨 다니던 오솔길로
단풍의 환상이 날아올라
초록 가득한 눈빛 속엔
단풍나무 빨간 꽃
눈이 부신 봄날

울퉁불퉁 내 산책 길
인왕산 둘레길과 이어져
작은 다리가 생기고
야자 메트로 길을 내니
덱 계단 다 만들어지면
함께 걸으리라, 숲 아이들과
후덕이는 빗소리 들으며.
연두빛 감옥 기다려지는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