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가을의 일상

능선 정동윤 2022. 9. 10. 12:59

가을의 일상/정동윤


남산 아래 작은 아파트에
아내와 조용히 살고 있소
시간만 나면 남산을 산책하고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인출하기도 하고
인왕산의 수성동 계곡이나
한양도성으로 산책도 하죠
햇살 가득한 시간 넉넉합니다

주일엔 버스를 타고 강 건너
논현동의 교회에 빠짐없이 다니며
신앙 깊은 사람들과 성경도 읽고
커피나 음료, 안부까지 나누죠
또 설교의 여운을 음미하고
회개와 감사의 기도드리는 기쁨,
지하 교회지만 썰렁하지 않습니다

아내와 따로 있을 때는
시를 외거나 휴대폰을 매만지고
메모해둔 지역을 탐방하거나
친구들과 궁궐, 박물관을 찾아보고
둘레길 자락길 골라다니며
역사나 문화의 기록도 살펴보죠
여유자적한 향기 맡으면서요.

서울의 복판 남산 아래
승용차 없이 살아도
서울역 근처라 대중교통이 편하고
주변에 편의시설들이
그런대로 갖추어져 있어서
불편한 줄 모르며 지낸답니다.
그런 가을의 일상 지루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