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22. 9. 22. 10:19

가을 외출/정동윤

가을 밖으로 나가고 싶어
1 호선을 타고 인천역으로 갔죠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으로 슬픈 배를 달래고

초한지 벽화 띄엄띄엄 읽고
자유 공원으로 올라갔죠

아름드리나무 오래된 숲길
인천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눈 아래 보이는 월미도
월미바다역에 가서 표를 샀지요

월미산 둘레를 공중 레일로
두 칸 열차가 해설 싣고 달렸죠.

둘레길, 절, 정원, 학교, 창고
항구의 기선과 포구의 고깃배
박물관까지 촘촘히 박힌 섬이었어요

바다, 수평선, 긴 다리의 풍경
산과 하늘 그리고 흰 구름은 배경

귀갓길 전동차는 공기를 가득 태우고
구겨진 마음 팽팽하게 펴 주는데

가을 밖으로 바다 건너는 갈매기
월미도 한 바퀴 돌아오는 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