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들길의 코스모스
능선 정동윤
2022. 9. 24. 09:19
들길의 코스모스/정동윤
드러내고 싶어하고
보여주기 안달 내며
설명을 좋아하는 그대여
가을 들길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작은 꽃을 보라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고
손 모아 외치지도 않으며
또한 울지도 않는
무리 지어 하늘을 받들지만
다소곳이 혼자 피는 꽃을
웃는 모습으로
우아하고 예쁜 목소리로
슬며시 손 내미는 그대여
어느 산길에
소리 없이 피어난 작은 꽃을 보라
따가운 햇살 쏟아져도
바람 심하게 불어와도
고개 숙이지 않는
우리 누이 우리 어머니
우리 할머니 같은 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