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경의선 숲길
능선 정동윤
2022. 11. 23. 08:00
경의선 숲길/정동윤
경성 신의주 만주 시베리아
영국의 런던까지 내달리다
휴전선 철조망에 막혀
숨 가쁜 기적소리는 들풀이 되고
공덕동 로터리 지나
경의선 철로 위에 덜컹거렸던
검은 철마의 바퀴 소리는
지하 도시로 숨어 버렸다
지하를 달리는 전철에
왕따 당했던 녹슨 철길이
우체통 옆 문화로 번역되고
철로는 숲길로 살아났다
줄지은 나무들 사이로
경의선 꿈은 철새가 되어
시베리아로 향한 고매한 날갯짓
북쪽의 밤하늘로 솟구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