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어젯밤에 한잔했소

능선 정동윤 2022. 11. 23. 12:19

어젯밤에 한잔했소/정동윤

노련한 신념의 셔터에
일상은 섬세한 예술이 되고
예리한 역사의 붓끝에서
통 큰 가을은 숨을 멈추고
감성 어린 추억에서
촉촉한 시가 흘러나오는

늦가을의 만남은
가로등 불빛 아래 흘러
우리의 불콰한 얼굴은
고매한 풍경으로 떠돌다
또 한잔 하고 헤어진 자리엔
그리운 액자만 걸려있소

시선이 다르고
구도가 어긋나고
느낌이 차이나도
뿌리 깊은 우리 삶은
늘 그 자리 그대로
그러나 서로 다른 풍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