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그대 생각에

능선 정동윤 2023. 2. 10. 17:04

그대 생각에/정동윤

흐르는 세월에
어떤 이는 어둠보다
눈이 먼저 흐려지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사립문보다
귀가 빨리 닫히기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마음보다
머리칼이 먼저 바래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나윤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창을 열면 귓속에
새들의 노랫소리가 쌓이고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아침 창가의 햇살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이따금
규환 생각만으로도
내 마음은 연기처럼 일렁이고
그대가 멀리 있어도
귓속엔 늘 속삭임이 흐르고
그대가 휴대폰을 울리면
차오르는 그리움에 울컥합니다

도시의 공원에서나
산길이나 바닷길 지날 때,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도
둥지를 지키는 한 쌍의 새처럼
노을이 빠져나간 어둠 속에서
꼭 잡은 두 손 놓지 않고
가야할 먼 길 끝까지 가렵니다

임규환/이나윤 결혼을 축하하며
나윤의 아빠(이명수) 친구가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