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도시와 바다

능선 정동윤 2023. 4. 9. 20:19

도시와 바다/정동윤

목멱산서 내려다보면
도시에 구비치는 여울물 소리
남산의 등대를 휘감고 도는
파도는 붉은빛으로 출렁이고

밀려온 파도가 백악산에 부딪쳐
밤 하늘의 희미한 별들이
산봉우리로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어둠 속으로 사그라드는데

눈이 부신 불빛의 서울역에서
전철로 한 시간만 서쪽으로 가면
아직도 자연의 솜씨가 남은
작은 섬 월미도에 닿을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바다의 품에 안긴 인간의 삶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반달의 꼬리 닮은 월미도는 여유롭다

은퇴 후 난 바다와 산을
아내는 백화점과 병원을 가리키다
우린 쉽게 손을 잡았다
도시에 머물며 자주 바다로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