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내 노동으로/신동문
능선 정동윤
2011. 8. 19. 10:44
내 노동으로/신동문
내 노동으로
오늘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 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위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 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과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은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