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서울길/김지하
능선 정동윤
2011. 8. 19. 12:50
서울길/김지하
간다
울지마라 간다
흰고개 검은고개 목마른고개 넘어
팍팍한 서울길
몸 팔러 간다
언제야 돌아오리란
언제야 웃음으로 화안히
꽃 피어 돌아오리란
댕기풀 안쓰러운 약속도 없이
간다
울지마라 간다
모질고 모진 세상에 살아도
분꽃이 잊힐까 밀 냄새가 닞힐까
사믓사믓 못 잊는 것을
꿈꾸다 눈물 젖어 돌아오 것을
밤이면 별빛따라 돌아올 것을
간다
물지마라 간다
하늘도 시름도 목마른
고개넘어
팍팍한 서울길
몸 팔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