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비/윤곤강

능선 정동윤 2011. 8. 22. 16:56

나비/윤곤강

 

비바람 험상궃게 거쳐 간 추녀 밑

날개 찢어진 늙은 호랑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에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운 손 화려한 춤재주도

한 엣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무녀처럼 한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