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생존을 위하여/김삼주

능선 정동윤 2011. 8. 23. 13:22

생존을 위하여/김삼주

-어느 흐린 날의 경인선

 

 

놓치지 말아야 했다

하나의 손잡이와 두 발의 공간을

 

불쌍한 생명들에게 허여된 생존의 두 접점

고리에, 고리 위에

철봉에, 또 그 옆에

원숭이처럼

늘어진 초라한 근육들

활처럼 휘어져

빈틈없이 얽히고 설킨

허리, 다리들

 

참아야 했다

무시로 짓밟히는 발등, 그 모욕도

 

최후의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