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풀잎/강은교

능선 정동윤 2011. 8. 23. 15:48

풀잎/강은교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은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와

살 밖으로 나가 앉은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를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 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 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