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1. 8. 23. 22:48

별/김완하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빛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리가 휘어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발 아래로 구르는 별빛

어둠의 순간 제 빛을 남김없이 뿌려

사람들은 고개를

꺾어 올려 하늘을 살핀다

같이 걷는 이웃에게 손을 내민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빛 속으로

스스로를 파묻기 때문이다

한밤의 잠이 고단해

문득,깨어난 사람들이

새벽을 질러가는 별을 본다

창밖으로 환하게 피어 있는

벌꽃을 꺾어

부서지는 별빛에 누워

들판을 건너간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새벽이면 모두 제 빛을 거두어

지상의 가장 낮은 골목으로

눕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