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잠지/오탁번

능선 정동윤 2011. 8. 24. 09:44

잠지/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운 밥 얻어 먹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