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쨍한 사랑 노래/황동규

능선 정동윤 2011. 8. 26. 16:04

쨍한 사랑 노래/황동규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은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갈 길 읽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 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 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