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비떼의 추락으로 폭우가 멈추었다/조용미
능선 정동윤
2011. 8. 29. 09:28
나비떼의 추락으로 폭우가 멈추었다/조용미
솨솨솨솨
나비떼가 숲을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다
빗방울들이 나비떼를 따라
물살을 따라가는 작은 물고기떼처럼
끌려간다
폭우와 바람은 숲에서
나비떼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어느 구멍에서 저렇게 많은 초록 나비떼가 몰려오는가
나비는 물속으로 물고기는 구름을 헤치고
날아오른다
흙바닥에 나비 날개가 흩어져 있다
물고기 부레가 쏟아져나와 있다
대낮에 어둠을 끌고 온
나비떼의 추락으로 폭우는 멈추었다
햇살의 뾰족한 부리가
날개에 닿을 때마다
살아남은 신경을 건드리는지 날개의 잔해가
파닥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