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무 /박목월
능선 정동윤
2011. 8. 29. 15:23
나무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 날은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
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문을 지키는 파수꾼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