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꽃과 언어/문덕수

능선 정동윤 2011. 8. 30. 12:19

꽃과 언어/문덕수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던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