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오월 소식/정지용

능선 정동윤 2011. 8. 30. 12:36

오월 소식/정지용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사시로 파랑새 되어 오르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소근 거리는구나

 

모처럼만에 날아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먼 항해가 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할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는,

외딴 섬 로맨틱을 찾아갈까나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가르치러 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 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