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박이도

능선 정동윤 2011. 8. 30. 13:56

나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박이도

 

 

실수처럼 내 손에서 떨어진

꽃 한 송이

강물에 떠내려간다

 

낮달처럼 내 품속에서 떠나간

사랑의 체온,

흐르는 강물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숨을 죽인다

 

이제 내 마음 속에선

아프게 아프게 되살아나는

지난날의 그림

 

모든 이웃을 등지고

마을을 떠나는 이 죄인의 그림자를

지신 밟듯 짓밟고 가는

소 한 마리

 

성황당 비탈의 상수리나무에서

일제히 뜨는 새들이 부럽다

젖무덤같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너머

불타는 노을이 그립다

이 적막함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