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향나무 한 그루/윤효

능선 정동윤 2011. 8. 31. 08:09

향나무 한 그루/윤효

 

 

반포에서 예술의 전당 가는 길에

향나무 한 그루

 

왕복 8차선 매연을 뒤집어 쓴 채

그 언덕길 한복판 꼿꼿이

서 있다

 

내 고향 앞산머리 그 나무와

똑 같은 빛깔과

똑 같은 향내를 지닌

 

먼 발치에라도 마주서면

은은한 푸른 향으로

내 지친 숨결을 헹구어 주는 그 나무와

어쩌면 저렇게

똑 같이 생긴

 

향나무 한 그루

제 향을 안으로 숨긴 채

미동도 하지않고

서 있다

 

성냥을 그으면 불 붙을 것 같은

무간지옥에 갇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