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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관에서/박세인

능선 정동윤 2011. 8. 31. 17:09

타관에서/박세인

 

 

몇 번이고 물어서 갔다

저물 무렵 차는 늦게 도착했다

강원도 옥수수 술을 마셨다

잎새 우수수 떨구는 바람, 삭풍인갑다

무너진 탄촌 바라보며 저문 강물소리 들었다

여행지에서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걸었다

그 생각 끝에 늘 두고온 사람들 있었다

추억은 잊어버리려해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무진장 쏟아지는 저 청천하늘

별 속에서도 그 사람 있었다

토방에서 중늙은이 몇 화투를 치고

나는 낮게 엎드려

두고온 도시와 지난 생을 생각하였다

세상이 받아주지 않으면

가끔 사랑하는 것도 죄가 된다

검은 밤이 길고 길었다

강물 거센 물살소리,  잠이 오지 않았다

허름한 여관 벽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그곳을 나올 때 나는 한 번 더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