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굴 구이를 먹다/김심환

능선 정동윤 2011. 9. 1. 16:40

굴 구이를 먹다/김심환

 

 

삶의 무게 견딜 수 없어 온 몸 데어본 적 있는가

남을 위해 뜨거운 열로 전신공양 해 본 적 있는가

뜨락에 내린 이슬로 지난 밤을 식혀본 적 있는가

 

안으로 안으로 치열하게 살다보면

보드라운 속살도 이리 단단해 지는 것을

누군들 속에 있는 말 다 할 수가 있으랴

 

한 번쯤 머뭇거리지 않고 흐르는 강 어디 있으랴

저마다 한 웅큼씩 보따리 끌어안고

뜨거운 몸을 식히며 굴 구이를 먹는 저녁.